* 한국 교육공학 매거진 2호에 실린 글입니다. “교육공학 매거진”은 한국교육공학학회에서 발행하는 온라인 잡지입니다. https://www.facebook.com/KSETMAG/
“플랫폼으로서의 학습관리시스템(LMS) 시대”에서 교육공학의 역할
송동길 (Donggil Song)
Department of Computer Science, Sam Houston State University, USA
donggil.song@gmail.com
권혜성
서울대학교 교육학과
comet@snu.ac.kr
임철일
서울대학교 교육학과
chlim@snu.ac.kr
학습관리시스템(LMS)
학습관리시스템(Learning Management System, 이하 LMS)은 초등교육에서 고등교육, 기업에서의 트레이닝까지 다양한 교육상황에서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LMS는 교수-학습 과정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활동을 교수자와 학습자가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을 뜻한다. LMS는 시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교수-학습을 가능하게하는 온라인 시스템이다(Chung, Pasquini, & Koh, 2013). LMS는 온라인 공간에서 교수자와 학습자 간의 상호작용을 지원하는 데, 이는 학습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Wei, Peng, & Chou, 2015). 편리성과 효과성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플립러닝, 블렌디드러닝 등의 트렌드가 형성되는 등(Wang, 2017), LMS가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다양한 교수-학습 상황이 생겨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 분야에서 LMS에 의존하는 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LMS는 이러닝, 온라인 교육, 학습분석학(Learning Analytics) 등의 연구에 중추적 역할을 하여, 교육공학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온라인 상호작용(Goggins, & Xing, 2016), 온라인 협력학습(Ku, Tseng, & Akarasriworn, 2013), 학습 성과 예측의 학습분석학(Agudo-Peregrina, Iglesias-Pradas, Conde-González, & Hernández-García, 2014) 등 LMS가 활용되는 교육공학 연구의 범위는 점차 넓어지고 있다.
다양한 교육현장과 교육공학 학문 분야의 LMS 의존성이 상당하고, 그 의존성이 점차 증대되는 추세임을 감안할 때, LMS의 현 상황을 진단하고 미래의 모습을 예측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현재의 모습을 살펴보면, 인기있는 LMS들이 상업적인 큰 성공을 거두고 있고, 공격적으로 LMS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누가 “갑”이고 누가 “을”인지는 모르겠으나, LMS 업체들과 그 사용자들은 서로 갑 또는 을이라는 주인공의 위치를 점하고 있다. 그렇다면, 교육공학의 현재 배역은 무엇인가? LMS 관련한 테크놀로지가 빠르게 발전하여 LMS의 모습이 변화된 미래에 교육공학의 위상은 어떠할 것인가?
플랫폼으로서의 LMS
과거의 LMS는 교수자와 학습자를 지원하는 다양한 기능 보강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으로 발전해왔다. 반면에, 현재는 상호작용과 편의성을 중시하며 새로운 온라인 교육 생태계를 주도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플랫폼이란 소프트웨어(혹은 애플리케이션)를 설치하여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뜻한다. 플랫폼은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운용하고, 여러 서비스를 확장시킬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의 일종이다. 간단히 말해, 컴퓨터의 운영체제를 플랫폼의 전형이라 볼 수 있다. 컴퓨터의 운영체제는 그 자체로 소프트웨어이고, 사용자가 여러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LMS가 플랫폼화 되고 있다는 말은 LMS가 다른 교육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에 초점을 맞추어 발전하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많은 사용자들을 보유한 LMS들은(예를 들어, Canvas, Blackboard, Moodle) 서드 파티(Third Party) 애플리케이션을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사용자들은 LMS에서 제공하지 않는 기능을 위하여, 혹은 LMS가 제공하는 기능 보다 좀더 나은 기능을 위하여, 특정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여 사용할 수 있다. 이때, 사용되는 용어가 LTI(Learning Tools Interoperability)이다.
LTI는 IMS Global Learning Consortium에서 개발한 일종의 “스펙”이다. LTI는 LMS 등의 학습관련 도구가 외부의(서드 파티)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할 수 있도록 돕는 규약 내지 표준화라고 할 수 있다. 관련 용어를 살펴보면, LTI 소비자(Consumer)는 LMS 등의 플랫폼이고, LTI 도구 제공자(Tool Provider)는 외부 애플리케이션을 뜻한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LMS인 Canvas를 제작하는 회사 Instructure는 EduAppCenter(www.eduappcenter.com)를 직접적으로 운영 및 지원하고 있다.
EduAppCenter는 수많은 LTI 도구 제공자들을 모아 놓는 공간으로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 마켓 같은 역할을 한다. 사용자는 LMS에서 활용하고 싶은 기능, 서비스, 자료, 리소스 등을 EduAppCenter에서 검색하여 LTI를 통해 설치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이 아직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는 것처럼 간단하지는 않지만, LMS에 LTI 도구를 설치하는 것과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는 것은 개념적으로는 다를 바가 없다. 중요한 것은 LMS마다 다른 규약이 있는 것이 아니라, LTI라는 하나의 표준을 따른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혹은 태플릿의 운영체제마다(예, 안드로이드, iOS, 윈도우즈) 애플리케이션 제작 규약이 다르고 서로 호환이 안되는 점을 감안했을 때, LMS시장이 하나의 표준을 따르는 점은 향후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LTI라는 통합된 표준화를 통해 LMS 회사들은 자신의 서드 파티 규약을 제작하려는 노력을 피할 수 있고, 사용자들은 EduAppCenter라는 하나의 공간에서 애플리케이션을 검색하여 설치할 수 있다. 따라서, LMS 활용에 있어서 LTI의 유용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LMS 플랫폼의 방향. LTI를 따르는 교육관련 애플리케이션이 점차 많아지고, 검색, 설치, 활용이 편리해지고 있는 현재의 흐름을 보면, LMS 시장에 대한 예측이 가능할 수 있다. LMS가 완전한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시대는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일까? 먼저, LMS는 여러 기능들을 서드 파티 애플리케이션에 양도할 것으로 보인다. 교수-학습 상황이 다양해 지고, 학습자, 교수자, 관리자, 학교/회사/기관들의 요구가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하나의 LMS가 모든 요구를 통합하여 제공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 다양한 사용자들의 요구는 LMS 자체의 기능보다는 LTI 애플리케이션이 충족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LMS는 무엇을 제공할 것인가? 컴퓨터 운영체제나 모바일 운영체제의 발전을 보면, 플랫폼의 지향성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쉽게 말해, 기능성 보다는 사용자 편의성이다. LMS가 플랫폼으로 진화되고 있는 시점에서는 “어떤 기능을 제공하는 LMS인가”라는 질문 보다는, “얼마나 편리하게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교수-학습 공간을 실현할 수 있는 LMS인가”라는 질문이 더 적합하다. 즉, LMS는 사용자 편의성을 중심으로 발전될 것이고, 사용자들은 LMS와 LTI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여 개인화/개별화된 교수-학습 환경을 만들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교육공학의 역할
LMS가 진정한 의미의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다양한 LTI 애플리케이션이 활용되는 교육 환경에서 교육공학의 역할은 무엇인가? EduAppCenter의 빠른 발전과 주기적인 LTI 규약 개선을 보았을 때, LMS가 전형적인 플랫폼 형식으로 진화해가는 속도가 예사롭지 않다. 주의 깊게 볼 것은, 이러한 변화들이 특정 LMS 기업과 특정 단체(IMS Global Learning Consortium)의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과거의 핸드폰(피쳐폰)에서 스마트폰으로의 패러다임 변화에 견주어 볼 수 있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운영체제 제작사들은 애플리케이션과 그 마켓의 활용에 기업의 사활을 걸며 경쟁적으로, 그리고 급속도로 발전해 왔다(각 운영체제의 버전 업그레이드 역사를 보면 실로 놀라운 속도임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특정 기업 주도의 발전이 LMS 시장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다양한 사용자의 요구를 빠르게 수용하고, 새롭게 생성되는 교수-학습 상황을 예측하며 LMS는 진화하고 있다. 급변하는 LMS 시장과 판도를 예측하여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이 분야에서 교육공학의 위상이 자칫 위축될 수도 있다. LMS가 플랫폼이 된 상황에서 LMS 업체들과 사용자는 여전히 주인공의 자리를 점하고 있을 것이다. 이때, 교육공학의 역할은 과연 무엇인가?
먼저, 교육공학은 교육 애플리케이션 효과성 검증의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다. LTI 활용이 증가하면서 LMS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의 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사용자들은 분명히 효과적인 애플리케이션을 원한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분야를 보면, 기존 사용자 평가와 리뷰가 일종의 가이드 역할을 해주고 있다. 아직 EduAppCenter가 각 애플리케이션의 사용자 평가와 리뷰를 제공하지는 않고 있지만, 조만간 그러한 기능이 구현될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일반적인 소프트웨어와는 다르게, 대다수 교육 애플리케이션은 학습 성과에 직접적으로 관련이 되어 있다는 점이다. LTI 애플리케이션을 LMS에 탑재하여 사용함에 있어서 기존 사용자 평가와 리뷰의 실질적 효용성에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사용자 평가와 리뷰가 사용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는 있겠지만, 정확한 학습 효과성을 제시할 수 없는 것은 명확하다. 사용자들은 정확한 효과성을 평가해 줄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러한 기능을 교육공학이 적극적으로 담당한다면, LMS 시장에서 중추적 역할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둘째, 교육공학은 LMS와 LTI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교수-학습 상황에서 최신 테크놀로지 트렌드와의 연결, 특히 인공지능 테크놀로지에 대한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인공지능을 탑재한 제품들의 활용이 점차 늘어남에 따라, 교수-학습 분야에서도 인공지능의 활용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Song & Rice, 2017). 그러나, 인공지능 테크놀로지의 교육적 효과성을 근거로 한 구체적 활용에 대한 제안은 찾기가 힘들다. LMS와 LTI 애플리케이션에 인공지능 테크놀로지 접목에 대한 가능성이 매우 긍정적이지만, 구체적인 교육적 활용 방법을 LMS 업체나 LTI 제작자가 모두 고안하는 것에는 부담이 따를 수 밖에 없다. 인공지능 테크놀로지 활용의 효과성, 학습 상황에서의 구체적 활용 방법, 인공지능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교수-학습 설계 방법 등 교육공학만이 해결할 수 있는 분야가 매우 넓다. 이를 통하여 LMS가 플랫폼이 된 시대에서 교육공학의 역할을 더욱 늘려나갈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교육공학은 모바일 러닝 상황을 고려한 LMS와 LTI 애플리케이션 활용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다. 모바일 상황에서의 교수-학습은 더이상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교육공학자들은 10여년 전부터, 모바일 러닝에 대한 효과성 연구를 비롯하여 모바일 러닝 이론화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Sharples, Taylor, & Vavoula, 2007). 이러한 기반을 바탕으로 교육공학은 LMS와 LTI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모바일 러닝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여 LMS활용 교수-학습 상황 확대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LMS에서 LTI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함에 있어서, 교육공학은 학습분석학의 정교한 적용을 통하여 학습 성과 및 실패에 대한 예측모형을 제시할 수 있다. LMS에는 학습자 프로필, 접속 사항, 과제, 학습 성과, 성적 등 수많은 변수들을 포함한 교수자, 학습자의 데이터가 저장된다. 학습자의 수가 늘어나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데이터의 크기는 기하 급수적으로 늘어난다. LMS에서 생성된 빅데이터는 학습분석학에서 활용되어 왔다(Agudo-Peregrina와 동료들, 2014). 이러한 상황에서 다양한 LTI 애플리케이션 활용 데이터까지 추가된다면 데이터의 종류와 크기는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데이터를 통해 학습자의 전체적인 학습 성과를 미리 예측하여, 학습 실패 가능성이 높은 학습자를 초기에 발견하는 등의 처방적 교수활동을 진행할 수 있다. 학습분석학의 정교한 적용으로, 교수-학습 상황을 고려한 LTI 애플리케이션 활용 결과에 대한 예측 모형 생성은 LMS가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큰 가치를 지닐 것이다.
결론
교육공학은 테크놀로지의 발전에 따라 교수-학습 분야에 학문적, 실용적 기여를 해오고 있다. 이는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흐름과, 교수자/학습자의 역동적 변화를 분석하고 예측하여 양질의 교육적 함의를 생산해 온 교육공학자들의 노력에 기인한다. LMS의 역사는 교육공학과 함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러닝 플랫폼에 대한 초기 연구들을 제외하고는(예, 임철일, 한형종, 홍정현, 2017), LMS가 플랫폼으로 진화해가는 최근의 동향이 아직 교육공학에서 진지하게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 구글, 애플, 아마존, 삼성 등 세계 일류 기업들이 플랫폼을 점유하려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을 생각해보면, 플랫폼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다. LMS 기업들 또한 플랫폼 시장의 주도권을 얻기 위해 치열한 경쟁에 돌입하고 있다. 이렇게 급변하는 교육분야에서 교육공학이 중추적 역할을 하여, 기업이나 시장의 논리에 교수자, 학습자가 휘둘리지 않도록, 끊임없이 양질의 교육적 결과물을 산출해 내기를 바란다.
참고문헌
- 임철일, 한형종, 홍정현 (2017). 학습설계를 지원하는 차세대 이러닝 플랫폼 프로토타입 개발. 2017 한국교육학회 연차학술대회.
- Agudo-Peregrina, Á. F., Iglesias-Pradas, S., Conde-González, M. Á., & Hernández-García, Á. (2014). Can we predict success from log data in VLEs? Classification of interactions for learning analytics and their relation with performance in VLE-supported F2F and online learning. Computers in Human Behavior, 31, 542-550.
- Chung, C. H., Pasquini, L. A., & Koh, C. E. (2013). Web-based learning management system considerations for higher education. Learning and Performance Quarterly, 1(4), 24-37.
- Goggins, S., & Xing, W. (2016). Building models explaining student participation behavior in asynchronous online discussion. Computers & Education, 94, 241-251.
- Ku, H. Y., Tseng, H. W., & Akarasriworn, C. (2013). Collaboration factors, teamwork satisfaction, and student attitudes toward online collaborative learning. Computers in Human Behavior, 29(3), 922-929.
- Sharples, M., Taylor, J., & Vavoula, G. (2007) A theory of learning for the mobile age. In R. Andrews & C. Haythornthwaite (Eds.), The Sage handbook of elearning research (pp, 221-247). London: Sage.
- Song, D., & Rice, M. (2017, March). Developing an intelligent agent for learning by teaching in online courses. Presented at the 2017 International Conference on Education. San Diego, California.
- Wang, F. H. (2017). An exploration of online behaviour engagement and achievement in flipped classroom supported by learning management system. Computers & Education, 114, 79-91.
- Wei, H. C., Peng, H., & Chou, C. (2015). Can more interactivity improve learning achievement in an online course? Effects of college students’ perception and actual use of a course-management system on their learning achievement. Computers & Education, 83, 10-21.